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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입양이 후회될 때 (알레르기, 외로움, 죽음)

by catlife365 2026. 4. 1.

고양이를 키우면서 가장 힘든 순간이 언제인가요? 저는 요즘 집을 비울 때마다 누니가 혼자 있을 생각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처음 딸아이가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제 일상이 바뀔 줄은 몰랐습니다. 하지만 고양이를 키우며 후회되는 순간들이 분명 있고, 이런 부분들을 입양 전에 알았더라면 좀 더 단단히 준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고양이 키우기 전 꼭 알아야 할 현실들

고양이 입양을 결심하기 전,  알레르기 검사를 받아보신 적 있으신가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파양 글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고양이 알레르기입니다. 고양이 알레르기는 고양이의 털과 침에 포함된 Fel d 1이라는 단백질이 원인인데, 여기서 Fel d 1이란 고양이의 피지선과 침샘에서 분비되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의미합니다(출처: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증상은 단순한 재채기부터 심한 경우 기도 부종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저를 비롯해서 남편과 아이들도  고양이 알레르기 증상은 없었어요. 얼마나 무지한 상태로 입양했는지 아들이 꽃가루 알레르기, 복숭아 알레르기에 비염에 온갖 알레르기에 반응하는 예민이인데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어요, 그런데 고양이만큼은 희한하게  반응이 없더라고요. 있었으면 어쩔 뻔~ 할 수없죠. 약 먹었어야죠. 그러고 보면 우리 누니는 묘연인가 봅니다. 제 딸 친구는 고양이를 키우는데 고양이 알레르기가 심해서 약을 먹으면서 키운다고 합니다. 혈액 검사로 간단하게 알레르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데, 검사받는데  약 4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고 합니다. 다행히 저희 가족은 고양이에 대한 알레르기가 없었지만, 만약 알레르기가 있다면 매일 약을 먹거나 정기적으로 면역 치료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고양이를 혼자 두고 장시간 외출하는 건 좋지 않아요
고양이를 혼자 두고 장시간 외출하는 건 좋지 않아요

고양이가 강아지보다 손이 덜 간다고 생각하시나요? 네, 강아지보다는 수월합니다. 목욕은 자주 안 해줘도 되지만, 턱드름 관리, 눈곱 제거, 발톱 자르기, 양치질 같은 기본적인 그루밍(grooming)은 필수입니다.  그루밍이란 반려동물의 위생과 건강을 위한 전반적인 케어 활동을 말합니다. 특히 고양이는 싫은 것을 절대 참지 않는 성격이어서 강아지보다 케어 난이도가 훨씬 높습니다. 우리 누니는 개냥이 스타일이라서 매우 편하게 케어하는데 요즘에는 조금 컸다고 양치질만 하려고 하면 책장 위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팔로 칫솔을 뿌리치기도 합니다. 반항기인가 봅니다.

 

배변 문제도 생각보다 심각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고양이는 스스로 화장실을 가리지만, 스트레스를 받거나 과거에 파양 경험이 있는 고양이는 집안 곳곳에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고양이 소변은 암모니아 성분이 강해 냄새가 매우 강하고, 한 번 옷이나 가방에 묻으면 세탁을 여러 번 해도 냄새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출처: 한국동물병원협회).

 

털 빠짐 문제는 어떤가요? 저는 강아지와 고양이를 모두 키워봤는데, 솔직히 고양이 털 빠짐은 상상 이상입니다. 집안 곳곳에 털이 날리고, 옷에는 항상 털이 묻어 있어서 고양이 집사라는 사실을 숨길 수가 없습니다. 외출 전에는 반드시 롤러 클리너로 털을 제거해야 합니다. 이번에는 비싼 클리너를 사봤는데 어떨지 모르겠어요. 털 제거하다가 성질이 불끈불끈 올라옵니다.

 

경제적 부담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한 달 기본 생활비로 사료와 모래 구입에 최소 10만 원에서 20만 원이 들어갑니다. 특히 고양이는 수분 섭취가 중요해서 건식 사료만 주는 것보다 습식 캔이나 자연식을 병행하는 것이 좋은데, 이렇게 하면 식비가 더 올라갑니다. 그래서 요즘엔 당근마켓을 기웃거립니다. 여기에 예방접종, 중성화 수술, 정기 건강검진, 스케일링(치석 제거) 등의 의료비가 추가됩니다. https://nuni0903.tistory.com/entry/%EA%B3%A0%EC%96%91%EC%9D%B4-%ED%82%A4%EC%9A%B0%EA%B8%B0-%EB%B9%84%EC%9A%A9-%EA%B0%84%EC%8B%9D%EB%B9%84-%EB%B3%91%EC%9B%90%EB%B9%84-%EB%AA%A8%EB%9E%98%EA%B0%92

입양 전 반드시 고려해야 할 핵심 사항

  • 알레르기 검사를 통한 사전 확인 (비용: 약 4만 원)
  • 정기적인 그루밍과 건강 관리 시간 확보
  • 월 기본 생활비 10~20만 원 + 응급 의료비 대비
  • 여행이나 외출 시 고양이 돌봄 환경 구축
  • 최소 15~20년간의 책임 의지(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사항입니다.)

고양이와 함께하며 달라진  매일

고양이를 키우고 나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저는 평소 감정 기복이 거의 없고 공감을 잘 못하는 대문자 T인데, 지금은 길고양이만 봐도 마음이 아프고 아픈 고양이 영상을 보면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제 MBTI가 바뀐 건 아니지만, 확실히 감정선이 예전보다 풍부해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저는 제 스스로 족쇄를 채운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원래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지만, 그래도 가끔은 운동도 하고 마을 커뮤니티 카페에 가서 책도 읽는 게 제 소소한 행복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것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는 것입니다.

집을 비울 때마다 혼자 남겨질 누니 생각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혼자 외롭지는 않을까? 고양이도 분리불안(Separation Anxiety)에 걸릴 수 있다는데, 분리불안이란 보호자와 떨어졌을 때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을 느끼는 심리 상태를 말합니다. 저는 고양이를 키운 후 혼자 집을 비운 최장 시간이 고작 3시간입니다. 그 3시간조차도 온전히 즐기지 못하고 계속 누니 생각만 했습니다.

고양이에게 위협이 되는 식물은 주의하세요.
고양이에게 위협이 되는 식물은 주의하세요.

식물과 꽃을 좋아하는 분들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많은 종류의 식물과 꽃이 고양이에게 독성을 가지고 있어서, 향기를 맡는 것만으로도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누니도 꽃에 대한 집착이 심해서 남편이 꽃을 선물해 줘도 베란다에 두고 문을 꼭 잠가야 합니다. 거실이나 식탁에 예쁘게 꽃을 두고 감상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는 게 아쉽습니다. 마침 오늘이 제 생일이라서 장미꽃을 선물 받았는데 누니가 닿지 못하는 구석에 놓았다는 슬픈 이야기.

 

여행은 또 어떻고요. 고양이는 영역 동물(territorial animal)이라서 낯선 환경에 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영역 동물은 자신의 공간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그 공간을 벗어나면 큰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1박 이상 외출할 때는 집에 와서 돌봐줄 사람을 구해야 하는데, 믿을 만한 지인이 없으면 정말 신경이 쓰입니다.

 

하지만 가장 힘든 것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고양이의 짧은 수명입니다. 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약 15년 정도인데, 사람보다 훨씬 짧은 시간입니다. 언젠가는 누니와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지금도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이런 감정을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의 예비 단계라고 할 수 있는데, 펫로스 증후군이란 반려동물을 잃었을 때 겪는 깊은 슬픔과 상실감을 말합니다.

고양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하세요.
고양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하세요

저는 평소 눈물이 거의 없는 사람인데, 고양이의 생애 마지막을 다룬 브이로그는 차마 볼 수가 없어서 건너뜁니다. 사람도 하루 이틀 살다가 3~4일 만에 이생을 떠나는 게 복이라고들 하는데, 누니가 생을 마감할 때 많이 힘들어할까 봐 지금부터 걱정이 됩니다.

고양이를 키우지 말걸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듯이, 키우지 않았다면 지금의 행복도 누릴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면서 눈물이 나는 이유는, 아마도 이미 누니를 너무 사랑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우리 누니.

 

고양이를 입양하기 전, 이 모든 것들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은 귀엽다거나 불쌍하다는 이유만으로 결정할 수 없는 일입니다. 만약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랜선 집사로 남는 것도 현명한 선택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어려움을 감수하고도 고양이와 함께하고 싶다면, 남은 시간 동안 후회 없이 아낌없는 사랑을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고양이를 키우면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드셨나요?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이와 함께 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aqMZWPzqR4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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