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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킨텍스 건축박람회 관람을 마치고 나니 어느덧 출출한 저녁 시간이 되었습니다. 일산 방향으로 올 때면 꼭 들르는 단골 닭칼국수 식당이 있어서 오랜만에 그곳에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주차장에 들어서자마자 차들이 길게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마음이 급해져 제가 먼저 차에서 내려 줄을 서려고 뛰어갔는데, 세상에 벌써 식당 안쪽부터 주차장 입구까지 대기 줄이 끝도 없이 이어져 있었습니다. 아무리 못해도 40분 이상은 족히 기다려야 할 것 같아 과감하게 포기하고 근처의 다른 식당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근처 가까운 공터에 잠시 차를 정차하고 폭풍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마침 5분 거리에 평점이 아주 좋은 '옛골들채'라는 한정식집이 눈에 띄어 바로 목적지를 변경했습니다. 내비게이션을 찍고 이동하니 초행길임에도 아주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 주차부터 외관까지 깔끔했던 첫인상
도착해 보니 건물 전체가 식당으로 운영되는 꽤 규모가 큰 곳이었습니다. 위치는 동국대 병원 사거리에서 세원고 방향으로 가는 대로변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1층에는 '옛골 산더미감자탕' 간판이 큼지막하게 있어서 멀리서도 눈에 확 띄었습니다. 식당 건물 뒤편 1층에 꽤 널찍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었고, 주차 안내를 도와주시는 직원분까지 따로 계셔서 초보 운전이라도 아주 편하게 주차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제가 방문할 옛골들채 한정식은 건물 3층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입구가 나오는데,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깔끔하게 정돈된 외관과 쾌적한 내부 인테리어가 기분을 참 좋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음식의 맛도 중요하지만 식당의 청결 상태를 아주 꼼꼼하게 보는 편입니다. 식재료가 밖으로 널브러져 있거나 종이 박스가 구석에 마구 쌓여있는 식당은 아무리 맛있어도 다시 가기 싫어지는데, 이곳은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제 눈길을 사로잡고 감동을 준 포인트는 테이블 세팅이었습니다. 테이블마다 앞접시와 그릇들이 놓여 있었는데, 그 위를 '상보(덮개)'로 곱게 덮어두었더군요. 어릴 적 어머니께서 정성스레 밥상을 차려놓으시고 미처 함께 식사하지 못한 가족이 나중에 먹을 수 있도록 하얀 상보를 덮어두셨던 따뜻한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먼지가 앉지 않도록 정갈하게 덮여 있는 하얀 상보 덕분에 본격적인 식사를 하기 전부터 이미 마음속으로 합격점을 주었습니다.

■ 손님을 향한 세심한 배려, 무한리필 셀프바
남편과 저는 이곳의 대표 메뉴인 '들밥한상'을 주문했습니다. 직원분께서 주문을 받으시며 돌솥밥으로 조리되기 때문에 밥이 나오기까지 약 15분 정도 걸린다고 친절하게 안내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밥이 나오려면 한참 기다려야 하는데, 기본 반찬들을 먼저 테이블에 세팅해 주시길래 처음엔 조금 의아했습니다. 맨입에 반찬만 먹으라는 건가 싶었거든요.
하지만 식당 한가운데에 마련된 무한리필 셀프바를 보고서야 그 깊은 뜻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셀프바에는 무려 12가지가 넘는 다채로운 반찬들이 정갈하게 담겨 있었고, 커다란 밥솥에는 '보리밥'이 한가득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돌솥밥이 완성되어 나오기까지 15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배가 고픈 손님들이 보리밥에 나물 반찬을 곁들여 먼저 허기를 달랠 수 있도록 한 식당 측의 세심한 배려였습니다. 셀프바에는 신선한 야채샐러드와 다양한 쌈 채소도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었고, 시판용이 아닌 직접 담근 것 같은 깊은 맛의 막장까지 놓여 있었습니다.
본격적인 식사가 나오기 전, 꽁보리밥을 조금 덜어와 각종 나물 반찬과 참기름을 넣고 쓱쓱 비벼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는데 그 맛이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 속이 편안해지는 건강한 한상차림
드디어 메인 식사인 돌솥밥과 청국장이 나왔습니다. 청국장은 특유의 냄새가 과하지 않으면서도 짜지 않고 정말 깊고 구수한 맛을 냈습니다. 보통 이렇게 반찬을 무한으로 리필할 수 있는 식당들은 사람들이 많이 먹지 못하도록 음식 간을 일부러 짜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 옛골들채의 반찬들은 하나같이 간이 심심하고 자극적이지 않아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손님의 건강과 입맛을 먼저 생각하는 진정성이 느껴졌습니다.
갓 지어 나온 돌솥밥은 잡곡밥이 아닌 윤기가 좔좔 흐르는 새하얀 쌀밥이었고, 그 위에는 귀여운 콩 서너 개가 앙증맞고 정갈하게 올려져 있었습니다. 저는 평소 나물 반찬을 워낙 좋아해서 셀프바를 오가며 정말 원 없이 나물을 가져다 먹었습니다. 평소보다 꽤 많은 양을 먹었는데도 간이 세지 않고 건강한 식재료라 그런지 식사 후에도 속이 부대끼지 않고 아주 편안했습니다.




■ 완벽한 후식과 감동적인 서비스
식사를 마치고 야외 테라스 쪽으로 나가보았습니다. 방문한 날 비가 와서 야외 테이블에 직접 앉아 커피를 마시지는 못했지만, 테라스 입구 쪽에 아주 재미있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커다란 가마솥이 하나 걸려 있길래 호기심에 뚜껑을 열어보니, 그 안에는 하얀 옥수수 뻥튀기가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실제 장작불을 떼는 가마솥은 아니고 인테리어용이었지만, 가마솥에서 꺼내 먹으니 왠지 진짜 장작불로 튀겨낸 듯한 구수함이 느껴졌습니다. 기분 탓이겠지만 참 정겨운 아이디어였습니다. 가마솥 옆에는 동그란 뻥튀기도 넉넉히 준비되어 있었고, 맞은편에는 입가심을 할 수 있는 아메리카노와 달달한 믹스커피 머신까지 완벽하게 세팅되어 있었습니다.
보통 이런 식당의 야외 테라스는 관리가 잘 안 되어 거미줄이 있거나 바닥이 지저분한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테라스 구석구석까지 아주 깔끔하게 관리하고 계셔서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식사부터 후식까지 내 돈을 내고 제대로 된 대접을 푹 받고 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일하시는 직원분들의 친절한 응대도 식사의 만족도를 훌쩍 높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감동적이었던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계산을 마치고 나설 때였습니다. 사장님께서 예쁘게 포장된 보리빵을 선물로 챙겨 주셨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간식으로 먹어보니 인위적이지 않은 은은한 단맛에 구수한 보리향이 입안에 퍼져 마지막까지 미소를 짓게 만들었습니다.
계획했던 닭칼국수를 먹지 못해 우연히 찾아간 곳이었지만, 다음번에 일산에 오게 된다면 주저 없이 또 들르고 싶은 훌륭한 맛집을 발견했습니다. 정갈한 음식과 따뜻한 배려 덕분에 남편과 함께한 휴가의 마지막 날을 아주 기분 좋고 완벽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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