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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 의료 정보

20년 넘게 이어진 불면증, 약 없이 극복한 비결

나는 토끼 2026. 8. 8. 13:37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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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불면증 20년,  푹 잤다 싶은 날이 1년에 열흘도 안 된다

    불면증을 겪은 지가 벌써 20년이 넘었습니다. 정말 '잘 잤다'라고 느낀 날이 1년 중에 열흘도 안 되는 것 같아요. 제 기억에 둘째 아이를 낳은 날, 그날 진짜 세상모르고 잠을 잘 잤습니다. 둘째가 22살이니까 그 이후로는 잘 잤다고 느낀 날이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미쳐버립니다, 진짜.

    자려고 밤 11시쯤 누워도 점점 정신이 말똥말똥해집니다. 얼마 안 됐겠지 하고 시계를 보면 새벽 3시예요. 어떤 날은 새벽 1시쯤 자는 것 같은데, 그렇게 잠들어도 중간에 홀딱 깨버립니다. 안 깨고 쭉 이어서 자는 날은 한 4시간 정도인 것 같아요.

    잠을 못 자니까 일상이 아주 죽이 됩니다. 피곤하니까 맨날 눈은 충혈되어 있고 눈알에 통증까지 느껴졌습니다. 뭔가 몸이 활성화되지 않은 느낌이랄까요. 정말 축 처져서 정신도 또렷하지 않습니다.

    40대까지는 잠을 많이 안 자도 그런대로 견딜만했어요. 4시간 정도만 자도 다음 날 생활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40대 후반에 딱 접어드니까 무슨 약에 취한 것처럼 붕 떠 있는 느낌이 듭니다.

    2. 양도 세보고 성경도 읽어봤는데... 자려고 애쓸수록  더 또렷해지는 이유

    그 4시간 동안 뭘 하느냐면 잠 잘 자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리고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세어봅니다. 그러면 숫자 틀릴까 봐 정신이 더 또렷해집니다. 이게 뭡니까.

    교회 집사님들이 성경책 보면 잠이 금방 온다고 해서 성경책도 읽어봤어요. 그러면 또 정확하게 읽어야 하니까 정신이 더 또렷해집니다. 이건 제 완벽주의 성향 때문에 그런 것 같긴 합니다. 아무튼 제 경우에는 일도 도움이 안 되었습니다.

    완벽주의와 수면 각성(Arousal)의 관계
    수면 의학에서는 잠을 강박적으로 자려고 애쓰거나 무언가에 집중하는 행위 자체가 뇌의 교감신경을 자극한다고 설명합니다. 양을 세거나 성경 글자를 정확히 읽으려는 완벽주의적 노력이 뇌에 '업무 모드' 신호를 보내 수면 호르몬 분비를 차단했던 것입니다.

    제일 짜증 나는 게 뭐냐면, 낮에 운동도 많이 하고 일부러 집안일을 뒤져서 찾아서 하는데 피곤할 정도로 움직입니다. 몸은 피곤한데 정신은 또렷하니까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죠. 그게 가장 짜증 납니다.

     

    불면증으로 침대에서 뒤척이는 여성
    불면증으로 침대에서 뒤척이는 여성

    3. 잠 안 올 때 무작정 누워있는 게 시간 낭비일까?

    예전에 <세상에 이런 일이>에 잠 안 자는 남자가 나오길래 눈에 불을 켜고 집중해서 봤습니다. 그 남자는 24시간 잠을 안 자는데 실제로 취재진이 보니까 진짜 잠을 안 자더라고요. 보통 잠을 못 자면 짜증이 나는데 그 남자분은 편안해 보였습니다. 잠 못 이루는 시간에 자격증 공부를 해서 딴 자격증이 줄줄이 사탕처럼 어마어마하게 쏟아졌습니다.

    이 사연에 마음을 다잡고 생각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잠을 못 잘 것 같으면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해보자 해서 시도해 봤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날 정말 완전히 늪에 빠진 것처럼 하루 종일 어지럽고 눈도 침침하고 기운이 없어서 아무것도 못 하겠더라고요.

    그런 상태가 되니까 이제는 잠이 안 와도 불 끄고 가만히 누워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요. 그래야만 기운이라도 안 빠지니까요. 그 4시간을 그냥 허비한다는 게 가장 짜증 납니다.

    잠이 안 올 때 '가만히 누워있기'의 효과
    잠에 들지 못하더라도 조용하고 어두운 공간에서 가만히 누워있는 행동(Resting)은 신체의 근육을 이완시키고 뇌의 피로를 일부 줄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무리하게 일어나서 뇌를 자극하는 것보다 누워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차선책이 될 수 있습니다.

     

    4. 약 대신 선택한 해결방법과  불면증과의 동행

    불면증과의 이별을 위해 정신과에 간 적도 있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스트레스가 많아서 그럴 거라고 하시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복잡한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신경안정제와 수면제 약이 도움 될 거라고 처방해 주겠다고 하셨는데, 저는 화학적인 걸 기피하는 성향이라 약에 의존하게 될 것 같고 내성이 생길 것 같아서 약은 안 받아왔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저는 마징가 제트보다 더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웬만한 일로는 감정이 무너지지 않아요. 이런 저를 잘 아는 사람들은 초이성형, 대문자 T라고 합니다.

    그래서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습니다. 불면증이 기분 좋은 친구는 아니지만 제가 떠나보내고 싶다고 해서 저에게서 없어지는 게 아니니까요. 저보다 더 힘든 사람도 많을 거라고 생각하고 한 시간이라도 잠을 잘 수 있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잠을 잘 잤다고 느낄 때도 있어요. 주일예배 마치고 오면 가족들이 쉬다가 낮잠을 잡니다. 그러면 이게 전염이 되는지 저도 졸려요. 그렇게 낮잠을 한두 시간 자면 밤에 잠을 못 자도 괜찮아집니다. 물론 매주 자는 건 아니고 일 년에 열 번도 안 되지만요. 아파서 잠 못 드는 밤을 보내는 것보다는 훨씬 낫잖아요. 제 인생에 찾아온 달갑지 않은 불청객이지만 불면증이 죽을병은 아니니까요. 이 또한 감사하며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최근엔 멜라토닌 광고를 봤는데 광고에 나와서 체험한 분들이 어쩜 저하고 같은 상황인 거예요. 그래서 큰 기대감을 갖고 먹어봤는데 하루는 잠이 잘 왔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부터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이제는 약에 의존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제가 지금까지 무엇을 했을 때 잠이 왔나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운동을 한 날이었어요.       

           

    나만의 불면증 타파 방법

    지치지 않을 만큼 땀이 나는 적당한 운동하기
    미지근하거나 따뜻한 물로 샤워하기
    우유 한 잔 마시고 2시간 정도 지나서 잠자리에 들기

     

    이렇게 하고 누우면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잠을 많이 못 자도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는 게 피곤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완벽한 불면증 완치는 아닐지라도, 내 몸의 리듬을 알아가며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고 차근차근 관리해 나가는 것이 20년 불면증과 건강하게 동행하는 저만의 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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