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시는 부모님께 연락드렸는데 전화를 안 받으시면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초조하고 불안합니다. 저 역시 우리 엄마 딸이기에 그 심정 너무 잘 알죠. 생활지원사로 근무할 때 보호자분들께 자주 들은 말도 "밤에 혼자 계시다가 무슨 일 생기면 어떡하나 걱정이에요"였어요.
지난 글에서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신청 방법을 정리했는데요, 오늘은 서비스 제공 시간이 아닌 시간에 어르신을 지켜 주는 응급안전안심서비스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혼자 계신 어르신 댁에 응급 호출기와 감지기를 달아서, 생활지원사가 찾아가지 않는 밤이나 주말에도 위급한 상황을 알려 주는 서비스예요.

응급안전안심서비스는 어떤 서비스인가요
혼자 사시는 어르신이나 장애인 가정에 정보통신 장비를 설치해서, 불이 나거나 쓰러지시는 등 위급한 상황이 생기면 119와 지역 응급관리요원에게 바로 알려 주는 서비스예요. 보건복지부가 운영하고, 지역마다 응급안전안심센터와 응급관리요원이 장비를 관리합니다.
생활지원사는 정해진 날 방문하고 전화로 안부를 여쭙지만, 하루 24시간 곁에 있을 수는 없어요. 그 빈 시간을 장비가 지켜 준다고 생각하시면 쉬워요. 생활지원사가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는 생활지원사 하루 일과 글에 적어 두었어요.
제가 근무할 때는 장비에 이상이 생기거나 위험 신호가 뜨면 담당 생활지원사 휴대폰에도 표시가 됐어요. 그래서 근무 중에는 휴대폰을 수시로 들여다보며 어르신들 상태를 확인했답니다.
집에 설치되는 장비 5가지

지역과 설치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보통 이런 장비가 들어가요.
- 게이트웨이: 집 안 장비들을 연결해 신호를 보내는 본체예요.
- 화재감지기: 연기를 감지하면 119에 자동으로 신고돼요.
- 응급호출기: 몸이 갑자기 안 좋을 때 버튼을 누르면 119로 연결돼요.
- 활동량감지기: 오랫동안 움직임이 없으면 응급관리요원에게 알림이 가요. 응급관리요원이 전화를 드리거나 확인에 나서요.
- 출입문감지기: 문이 열리고 닫히는 기록으로 생활 흐름을 살펴요.
올해는 2020년에 설치된 장비 약 9만 대를 새 장비로 바꾸는 작업도 진행됐다고 합니다. 예전 장비에서 배터리가 부풀거나 화재감지기가 너무 예민하게 울리는 문제가 있어서 이를 개선한다고 해요.
누가 받을 수 있나요
기본 대상은 이렇습니다.
- 만 65세 이상으로 혼자 사시거나 고령부부, 조손가구인 어르신
- 그중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기초연금 수급자
- 이 조건이 아니어도 시·군·구에서 상시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분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받고 계신 어르신이라면 담당 생활지원사나 수행기관을 통해 함께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요. 장애인 가정도 별도 기준에 따라 신청할 수 있어요. 세부 기준과 우선순위는 지역마다 다르니 신청할 때 꼭 확인해 주세요.
단, 제가 근무할 때도 반려동물이 있는 어르신 댁에는 설치하기 어려웠답니다". 기기가 아무리 똑똑해도 사람과 동물의 움직임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세부 기준과 우선순위는 지역마다 다르니 신청할 때 꼭 확인해 주세요.
신청 방법

어르신 본인이나 보호자가 아래 중 한 곳에 신청하면 됩니다.
- 주소지 주민센터(행정복지센터)
-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수행기관(복지관 등)
- 지역 응급안전안심센터
직접 방문하지 않고 전화로 신청할 수 있는 곳도 있어요. 신청하면 대상 여부를 확인한 뒤 날짜를 잡아 장비를 설치해 드려요. 장비 물량이 정해져 있어서 신청자가 많은 지역은 기다려야 할 수도 있어요.
제가 근무한 기관에서는 어르신을 자주 뵙는 생활지원사가 여쭤보고 대신 신청해 드리는 경우가 많았어요. 저도 담당 어르신들은 제가 직접 신청해 드렸고요.
설치하러 오는 사람은 지역마다 달라요. 제가 근무할 때는 담당 생활지원사가 직접 설치해 드렸는데, 낯선 사람이 오지 않으니 어르신들이 안심하시고 설명도 귀 기울여 들으셨어요.
설치 후 보호자가 챙기면 좋은 4가지
장비를 달았다고 끝이 아닙니다. 몇 가지만 챙겨 두면 훨씬 든든해요.
첫째, 어르신께 응급호출기 누르는 법을 여러 번 같이 연습해 드리세요. 막상 위급할 때는 당황해서 버튼 위치를 잊으시기 쉬워요.
둘째, 보호자 연락처가 센터에 제대로 등록되어 있는지 확인하세요. 번호를 바꾸셨다면 꼭 다시 알려 주셔야 해요. 제가 현장에서 보호자 연락처를 되도록 많이 저장해 두려 했던 것도 같은 이유였어요. 보호자와 연락이 닿아 도움을 드렸던 이야기는 보호자에게 알려드리는 긴급돌봄 서비스 글에 있어요.
셋째, 장비 전원 코드를 뽑지 않으시도록 말씀드려 주세요. 전기요금 아끼신다고 플러그를 뽑아 두시면 장비가 작동하지 않아요. 전기요금은 걱정하실 만큼 나오지 않아요.
실제로 휴일에 한 어르신 댁 기기에 이상 신호가 떠서 일요일인데도 방문드린 적이 있어요. 가 보니 코드를 빼놓으셨더라고요. 아무 일 없어서 다행이었지만, 담당 생활지원사는 전화 연락이 안 되면 직접 방문해서 확인해야 합니다.
넷째, 감지기는 카메라가 아니라고 미리 말씀드려 주세요. 감지하는 센서 부분이 카메라 렌즈처럼 생겨서 수건을 걸어 놓으시기도 하고, 다른 방에 가서 옷을 갈아입으시기도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많았어요. 카메라가 아니라고 아무리 말씀드려도, 알겠다고 하시면서도 생긴 게 그렇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몸이 먼저 움직이게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센서를 가리면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니 보호자분도 한 번 더 말씀드려 주세요.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자녀분들께는 이 장비 하나가 얼마나 든든한지 모릅니다. 개인이 따로 마련하려면 비용이 꽤 드는 장비예요. 저희 엄마는 이 서비스를 받지 않으셔서 형제들이 상의해 홈카메라를 달아 두었어요. 하지만 어르신이 사생활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이라면 강요하지 마세요. 어르신의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현장에서 생활지원사 선생님들이 어르신의 안전을 위해 수고하고 계시니, 전화로라도 한 번쯤 감사의 인사를 건네주시는 건 어떨까요.
참고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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