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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복지관에서 근무하던 시절, 직접 담당하며 각별하게 챙겨드리던 어르신 한 분이 계셨습니다. 그 어르신께서 시간이 흐를수록 치매 증상이 심해지시며 기억을 잃어가셨고, 결국에는 정들었던 집을 떠나 요양원으로 들어가시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제 마음 깊은 곳에서 밀려왔던 슬픔과 허탈함은 지금도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다.
참 고운 말을 사용하시고, 젊은 시절에는 동사무소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며&n평생을 성실하게 살아오신 분이셨습니다. 제가 전화하거나 방문할 때마다 제게 항상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않으셨고, 퍼즐 맞추기나 소소한 프로그램에도 흥미를 갖고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참여하시던 분이셨습니다.
그렇게 지적이고 활기차던 어르신조차 치매 앞에서는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요양원으로 가시는 과정을 보면서, '나라고 해서 예외일 수 있을까?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기억을 잃고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게 될지도 모르겠구나.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내 자식들에게 수발이나 경제적 부담을 주기는 싫으니, 결국 요양원이 내 인생의 마지막 집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자 가슴이 먹먹해지고 서글픈 마음에 슬퍼졌습니다.
1. 치매 예방, 나는 요즘 AI 공부한다
현장에서 수많은 어르신들을 지켜보며 깨달은 것은, 치매는 단순히 "나는 걸리지 말아야지" 하고 마음먹는다고 해서 안 걸릴 수 있는 병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어떤 사람도 장담할 수 없는 질환이기에, 저는 지금부터라도 스스로 내 몸과 뇌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제 나이대에서는 다소 익숙하지 않은 낯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바로 최신 AI(인공지능) 기술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해가 잘 안 돼서 좌절감을 맛보기도 하고 머리에서 지진이 일어날 때도 있지만 하나를 알고 나면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익숙한 일상에만 안주하면 머리는 돌아가지 않고 둔감해집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발맞추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대처하는 과정은 뇌를 끊임없이 자극해 줍니다. 새로운 개념을 이해하려 애쓰고 실습해 보는 AI 공부야말로 제 뇌를 팽팽 움직이게 하는 가장 강력한 영양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뇌 자극뿐만 아니라 몸을 챙기는 식습관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매일 필수 영양제를 잊지 않고 챙겨 먹는 것은 물론이고, 나이가 들수록 가장 중요한 근육과 뇌 건강을 지키기 위해 단백질 섭취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가공식품이나 제조된 음식은 피하고 있습니다.
인공 화학성분이나 첨가물이 몸과 뇌에 안 좋은 영향을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번거롭지만 단백질 위주의 건강한 식재료를 직접 구매해서 스스로 요리해 먹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매일 꾸준한 운동과 자기계발을 하고 있으며, 블로그에 제 생각과 경험을 직접 정리하여 글로 남기는 기록 활동도 매일 하려고 노력하면서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2. 시아버지와 대화, 시간으로 따지면 삼일도 안 됐다
저희 시아버지께서는 약 2년 전쯤 병원에서 치매 인지등급 확정을 받으셨습니다. 사실 아버님의 삶을 돌이켜보면, 이미 30대 시절부터 아무런 일을 하지 않으시고 평생을 집 안에만 머물며 지내오셨던 분이셨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매우 힘들어하시고 회피하셨기 때문에, 90 평생을 살아오시면서 가까운 친구가 단 한 명도 없으셨습니다.
하루 종일 집안에만 누워 계시면서 신문이나 텔레비전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셨고, 세상 돌아가는 모든 경제와 정치 이슈를 본인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해석하며 혼자서 온 세상 걱정을 다 하곤 하셨습니다. 돌이켜보면 가장으로서의 무거운 책임을 지기 싫어 자신만의 단단한 방패막이를 만들고, 본인이 왜 일을 할 수 없는지를 가족들에게 끊임없이 합리화해 오셨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시아버지와 제가 평생 살면서 나눈 대화를 다 합쳐도 시간으로 따지면 삼일도 채 되지 않을 것입니다. 저희 가족이 방문을 드려도 늘 식사만 마치시고는 곧바로 방으로 들어가 누워 주무시는 모습밖에 볼 수 없었습니다.
사실상 극심한 무기력증에 빠져 계셨던 것 같습니다. 아파트 바로 앞에 산책하기 정말 좋은 공원이 있는데도, 귀찮다는 이유로 단 한 번을 나가시지 않았습니다. 제가 옆에서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아버님, 이러다 정말 치매 걸리십니다. 하루에 딱 10분만이라도 공원에 나가서 산책도 하시고 바깥바람도 쐬고 오세요"라고 진심으로 권해드렸습니다.
심지어 엘리베이터만 타고 내려가자마자 복지관과 경로당이 코앞에 있는데도 한 번도 가지 않으셨습니다. 이유를 여쭤보면 "거기 오는 사람들이 내 수준에 맞지 않는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결국 신문조차 눈이 나쁘다는 핑계로 보지 않으시면서 외부 세상과의 통로를 스스로 완전히 닫아버리셨습니다.
사실 10년 전부터도 아버님은 저를 보며 "네가 누구냐"고 물으시며, 본인이 몸이 많이 약해졌다는 사실을 가족들에게 은연중에 강조하곤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누구냐고 묻다가도 이내 "아, 우리 며느리구나, 우리 손주구나" 하고 금방 알아채셨습니다.
그러나 2년 전 찾아뵈었을 때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사람을 쳐다보는 눈빛부터 달라져 있더군요. 1시간 넘게 곁에 서서 대화를 시도하고 지켜보았지만, 아들, 며느리, 손주들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매일 집 안에만 누워 계시고 그 어떤 신체적·정신적 활동도 하지 않으시니, 치매 진행을 억제해 준다는 약을 병원에서 처방받아 드셔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치매 판정을 받기 전부터 아버님은 자주 양로원에 가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시어머니께서 잔소리가 매우 심하신 편이고, 아버님을 향해 "밥만 축내는 인간"이라며 모진 말과 저주 섞인 욕을 매일 퍼부으셨는데, 아버님은 그 소리를 듣는 것이 견디기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시어머니께서는 말로는 그렇게 매몰차고 모질게 구시면서도, 막상 삼시 세끼 먹는 것은 누구보다 정성껏 잘 챙겨주시고 제철 옷도 빠짐없이 사다 주십니다. 티격태격하며 모진 말을 주고받는 것이 두 분만의 독특한 일상이었던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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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의 거처 문제가 가장 큰 걱정거리였지만, 시어머니는 본인이 직접 수발을 들지 않으면 성에 차지 않아 하시는 성격이라 결국 어디로 모시지도 못하고 힘들다 불평하시면서도 지금까지 집에서 직접 돌보고 계십니다.
3. 복지관 어르신, 열쇠 있는데 현관문을 못 여셨다
제가 복지관에서 근무할 때 직접 관리해 드리던 어르신들의 사례를 떠올려보면, 치매가 얼마나 다채롭고 무섭게 찾아오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당시에 일주일에 삼 일 이상을 꾸준히 전화로 안부를 묻거나 직접 만나 뵙던 어르신 한 분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평소처럼 안부 전화를 드렸는데, 어르신께서 저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시고 낯선 사람 취급을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복지관 누구라고 한참 동안 과거 일들을 설명해 드린 후에야 비로소 "아... 선생님이군요" 하고 알아차리셨습니다.
그 후 며칠 지나지 않아 동네 다른 어르신으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그 어르신께서 손에 집 현관 열쇠를 분명히 쥐고 계시면서도 어떻게 문을 열어야 할지 몰라 서성이고 계셔서, 지나가던 주민이 대신 문을 열어주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황급히 찾아가 보니, 어르신께서는 식사를 하고 계셨는데 손이 마비된 것처럼 숟가락질을 제대로 하지 못하시고 음식을 입가로 질질 흘리고 계셨습니다
. 상황의 심각성을 느끼고 즉시 따님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병원 검사 결과 이미 치매가 꽤 진행되었다는 진단을 받으셨고, 결국 따님 댁에서 잠시 계시다가 요양원으로 거처를 옮기시게 되었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점은, 이 어르신께서는 평소 집에서 꾸준히 글도 쓰시고 그림도 그리셨으며, 매일 공원에 나가 동네 분들과 소통하고 경로당도 부지런히 다니시며 나름대로 열심히 활동을 하던 분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또 다른 어르신 한 분의 사례는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그분은 전직 고등학 선생님이셨는데 평소 차림새도 아주 깔끔하시고 지적인 인상을 풍기시던 똑똑한 어르신이셨습니다. 이 어르신은 특정 시간이 아니면 전화 연결조차 어려울 정도로 일과가 스케줄표처럼 빡빡하게 짜여 있으셨습니다.
"사람이 살아있는데 왜 집 안에만 답답하게 있느냐,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라고 말씀하시며, 매일 버스를 타고 다른 동네까지 원정을 다니실 정도로 열정적이셨습니다. 복지관과 문화원을 오가며 무용, 그림 그리기 등 매일 2개 이상의 전문 프로그램에 참여하셨고 얼굴도 예쁘시고 말씨도 고와서 주변 어르신들에게도 인기가 매우 많으셨습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복지관과 문화원이 일제히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매일 사람들과 만나고 바쁘게 움직이던 일상이 강제로 멈춰버리고 불과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 뿐인데, 그렇게 똑똑하시던 어르신께서 갑자기 저를 전혀 알아보지 못하셨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에서 치매 확진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4. 치매 예방 오해, 약과 혼자 하는 활동만으론 부족하다
많은 분들께서 "미리 치매약을 복용하면 병의 진행을 완벽히 막을 수 있다"고 오해하시곤 합니다. 하지만 제가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바로는, 지속적인 사회적 활동과 신체 움직임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좋은 약도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합니다.
"집에서 혼자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활동만으로도 치매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는 생각 역시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혼자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시던 어르신도 치매를 피하지 못하셨고, 그토록 왕성하게 외출하시던 전직 선생님이었던 어르신조차 코로나라는 환경 변화로 인해 외부 교류가 끊기자 단 6개월 만에 인지력이 뚝 떨어지며 급격히 치매가 진행되었습니다.
결국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 대화하고 감정을 나누는 '사회성'이 결여되거나,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일상적인 활동이 멈춰버리면 우리의 뇌는 더 이상 생각할 틈을 얻지 못하고 순식간에 인지 기능을 잃게 됩니다. 온종일 집에서 TV만 바라보는 습관은 뇌에 아무런 자극을 주지 못하여 치매를 앞당기는 지름길이 됩니다.
평생 타인과의 교류를 거부하고 집 안에만 갇혀 지내셨던 저희 시아버지의 사례나,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교류가 끊겼던 어르신의 사례 모두 바깥 활동과 소통의 부재가 치매를 급속도로 악화시킨 결정적 원인이었습니다.
치매라는 무서운 질병 앞해서 저 자신을 지키고 소중한 가족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사람들과 교류하고, 몸에 좋은 단백질 식단과 운동을 챙기며, 뇌가 쉴 틈 없이 작동할 수 있도록 매일 새로운 자극을 주어야 합니다. 운동도 꾸준히 하면서 익숙하지 않은 것에 도전, 요즘은 AI 공부를 하며 저 나름의 치매예방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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